재즈 시대의 아이콘 피츠제럴드가 꼽은 자신의 최고 걸작, 거장의 원숙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역작, 『밤은 부드러워라』는 F.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5년 『위대한 개츠비』 출간 직후 새로운 장편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하여 9년 뒤인 1934년에 출간된 작품입니다. 존 키츠의 시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의 한 구절을 따서 제목이 붙여진 이 소설은 피츠제럴드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인생과 작품 배경
가진 것이라곤 젊음과 야망밖에 없던 이십대의 피츠제럴드는 1920년 출간된 첫 번째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게 됩니다. 돈이 없어 헤어져야 했던 그의 일생의 사랑 젤다 세이어와의 결혼에도 성공하고, 미국 사교계의 스타로 급부상하여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습니다. 이후 발표한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과 『위대한 개츠비』 역시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만, 『낙원의 이쪽』의 폭발적인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밤은 부드러워라』는 이전의 영광을 회복하고자, 더 나아가 넘어서고자 한 피츠제럴드의 회심의 역작으로, 그의 필생의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당대의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기대만큼 열광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고, 몹시 낙담한 피츠제럴드는 알코올 의존증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는 그가 1940년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작품의 재조명과 비평가들의 찬사
하지만 『밤은 부드러워라』는 작가가 사망한 뒤 생전에 비해 지위가 계속 상승하여, 현대에 와서는 시대와 인간의 아이러니를 잘 그려낸 작품으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많은 작가와 비평가들이 이 소설의 정교하고 섬세한 시선을 찬탄하며,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 중 한 권으로 꼽았습니다. 출간 직후에 호의적이지 않은 평가를 내렸던 헤밍웨이는 피츠제럴드의 사후에 입장을 바꿔,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이 좋아진다며 “뛰어난 점이 너무나 많아 경이로울 정도”라는 평을 남겼습니다. 역자 정영목은 이 작품이 “재즈 시대를 떠나보내는 엘레지”라고 이 작품의 의의를 논했습니다. 1998년 모던라이브러리는 이 작품을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로 선정했습니다.
소설의 줄거리
『밤은 부드러워라』는 1925년 프랑스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안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전반부는 화려한 파티와 상류층 인사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할리우드의 신인배우 로즈메리 호이트가 등장합니다. 로즈메리는 남편 딕 다이버와의 만남을 통해 첫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딕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니콜과의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사랑했던 딕과 니콜의 세계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고, 외부의 위협과 내면의 갈등이 그들의 관계를 흔들어 놓습니다.
결론: 주인공의 운명과 교훈
딕 다이버는 초기에는 사랑과 창조를 갈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하는 인물로 변해갑니다. 니콜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갈등과 로즈메리와의 불안정한 감정이 그를 괴롭히고, 결국 그는 자신의 내면의 혼란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미국의 꿈’의 종말을 경험하며,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그러나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딕은 사랑과 꿈의 파국을 겪으며 비극적으로 추락하고, 이는 독자들에게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삶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작가의 양력
F.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1896-1940)는 미국의 소설가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가입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밤은 부드러워라』, 『위대한 개츠비』,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 등이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젊음, 사랑, 상실, 그리고 미국의 꿈을 다루고 있습니다. 피츠제럴드는 1940년에 사망하였으며, 당시 나이는 44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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