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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말로 - 희망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 혁명소설

by 사서J 202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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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폐허에서만 피어나는 숭고한 감정에 관한 기록, 야만의 20세기를 살아낸 한 지식인의 경험과 인간 탐구가 앙드레 말로의 희망을 소개합니다.

심오하게 녹아든 혁명소설의 걸작

“앙드레 말로를 단순히 작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는 하나의 사건으로 존재한다.” 문학연구자 윌리엄 라이터의 말이다. 1901년, 20세기의 시작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앙드레 말로는 1976년 숨을 거둘 때까지 문학과 미술비평 활동을 꾸준히 이어감은 물론 샤를 드골 정부에서 정보상과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프랑스 문화와 예술 전방위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했다. 또한 그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박물관 강연을 들으며 동양 문화에 관심을 갖고 아시아와 중동을 누비던 모험가로, 공산주의를 지지한 적극적 동조자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여 비행 출격을 나간 조종사로, 사이공에서 반식민지 운동을 펼치던 언론인으로, 세계대전 당시의 항독 레지스탕스로, 부조리와 고통이 존재하는 세계 곳곳에 있었다. 큰 걸음으로 20세기를 편력한 말로는 자신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굵직한 문학작품들을 완성해낸다.

 

『희망』의 주제와 내용

『희망』은 1936년 스페인 내전 발발 당시 파시스트에 대항해 공화군 비행사로 참전한 앙드레 말로의 기록이다. 말로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현실을 써내려가며 철학적 사색과 통찰을 가미하여 한 편의 소설로 엮어낸, 한 지식인의 관찰기이자 인간 탐구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내전의 참상과 인간의 연대

직접 체험의 기록인 만큼 작품에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생생한 내전의 참상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참혹한 전투 과정과 교전 중의 배신, 시민들의 이유 없는 죽음과 폭격을 받아 폐허가 된 민가의 풍경까지 내전의 면면은 야만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간의 형제애와 연대를 통해 하나가 되어 공동의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공화군 내에서도 공산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로 나뉘는, 상이한 이데올로기를 지닌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종교적 성찰 역시 말로의 사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독교적 비전에서 이루어지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독자는 혁명과 종교를 결합함으로써 인간 영혼의 숭고함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다.

 

 

상징과 환기라는 문학

적 장치

말로는 현실을 천착한 내용에, 다양한 문학적 장치를 더해 독자에게 충분한 소설적 긴장감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희망』은 혁명과 기독교가 하나로 융합되도록 창작되었다. 공화국 군대의 창설 과정을 통해 로마교회의 탄생 과정을 창조적으로 재현하고, 혁명과 교회의 재탄생을 동전의 양면처럼 결합되도록 구성해 원초적 기독교 정신의 ‘부활’과 ‘변모’, ‘정복’을 담아낸다.

시간의 분절과 기독교적 시간관

그뿐만 아니라 혁명의 실제적인 전개와는 별도로, 시간의 분절과 시제의 변주가 기독교적 시간관에 따라 절묘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소설 속 혁명의 전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딕시대의 인간관과 종교개혁 당시 로마가톨릭의 위기, 그로부터 사백여 년이 흐른 20세기에 이르러 다시금 흔들리는 종교관과 인간상까지를 함축적으로 담아낸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는 간혹 분절되고 엉뚱하게 이어지는 인물의 대사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을 요구하며 독자를 작품으로 끌어당긴다.

주인공이 없는, 혹은 모두가 주인공인 소설

길고 짧은 쉰아홉 장으로 구성된 『희망』에는 20여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예술가, 학자, 노동자, 군인, 신문기자, 비행사, 농부였던, 그러나 이제는 반파시즘이라는 기치 아래 모인 인물들은 장면에 따라 주연이 되기도 하고 단역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정치적 기조는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고 따라서 언쟁이 일어나는가 하면 불미스럽게 떠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파시즘이라는 거대한 악 앞에서 하나가 된 이들은 목숨을 건 여러 위기를 거치며 점점 단단한 형제애로 묶인다.

결론: 주인공 마누엘의 여정과 교훈

작품의 주인공인 마누엘은 여러 위기를 통해 형제애와 연대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힘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는 전투 중 부상자들을 돕고, 자신이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려 노력합니다. 결국 마누엘은 내전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의 숭고한 감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신과 타인 간의 연대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마누엘은 개인의 존재가 공동체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배우며, 혼자서는 다다를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하기를 열망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교훈으로 전합니다.

 

 

작가 앙드레 말로의 양력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 1901년 11월 3일 - 1976년 11월 23일)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정치가입니다. 그는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저작을 남겼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희망』, 『인간의 조건』 등이 있으며, 그는 문학 외에도 문화부 장관으로서 활동하며 프랑스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말로는 1976년 7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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