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포스트모던 문학의 거장, 라파엘 움베르토 모레노 두란
라틴아메리카 포스트모던 문학을 대표하는 콜롬비아 작가 라파엘 움베르토 모레노 두란의 대표작 『맘브루』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7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모레노 두란은 붐 세대 이후 콜롬비아 문학을 이끄는 중요한 작가로, 포스트모던 역사 소설들을 발표하며 기존의 역사 담론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아이러니와 패러디, 언어유희를 통해 공식 역사에 도전하며, 새로운 진실을 탐구하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 속의 인생 이야기, 『맘브루』
『맘브루』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콜롬비아 용사들의 고백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작품입니다. 공식 역사에 의문을 품은 역사학자 비나스코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콜롬비아 군인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엮어냅니다. 제목 '맘브루'는 전쟁에 나간 영국 백작 존 처칠을 풍자하는 노래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작품은 전쟁과 밀접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펼칩니다.
여러 목소리가 빚어내는 파노라마
소설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각기 다른 군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같은 사건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합니다. 부산으로 향하는 여정과 전투의 참상, 병사들 사이의 인간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개인의 경험이 맞물려 하나의 커다란 파노라마를 형성합니다. 각자의 경험은 다르지만, 그들이 공유하는 전쟁의 고통은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테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쟁의 고통과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
이야기는 전쟁의 고통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병사들의 기구한 사연과 전쟁터에서 겪은 경험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참전병사 중 한 명인 갈린데스는 자신들이 단지 총알받이에 불과했다고 말하며, 전쟁의 잔혹함을 묘사합니다. 병사들은 고국에 대한 그리움, 동료애,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들을 전쟁으로 내몬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이야기합니다. 『맘브루』는 망각된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다시금 소환하여, 전쟁이 남긴 상처와 그들의 고통을 드러냅니다.
역사의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
소설의 화자인 일곱 명의 군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전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공식 역사에 대한 반박을 넘어, 개인의 내밀한 역사까지도 폭로합니다. 갈린데스, 야녜스, 아르벨라에스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병사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냅니다. 전쟁터에서의 일상, 병사들 간의 관계, 그들의 갈등과 우정은 역사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생생한 기록으로 남습니다.
줄거리 요약 - 주인공 비나스코와 그의 여정
주인공 비나스코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콜롬비아의 공식 역사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을 찾아다닙니다. 그는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고통과 전쟁의 잔혹함을 기록합니다. 비나스코는 인터뷰를 통해 공식 역사가 담지 못한 진실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역사의 새로운 층위를 밝혀내고자 합니다. 소설의 결말에서 비나스코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며, 역사라는 것이 단순히 기록된 사실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결론은 기록되지 않은 목소리들이 역사를 확장하고 깊이 있게 만든다는 교훈을 줍니다.
작가 라파엘 움베르토 모레노 두란의 생애와 업적
라파엘 움베르토 모레노 두란(1945-)은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포스트모던 작가로, 『맘브루』, 『카르타헤나의 밤』, 『망각의 도시』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현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콜롬비아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을 비판적으로 다루며,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레노 두란은 79세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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