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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무질 - 특성 없는 남자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울리희의 휴가

by 사서J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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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해체되고 삶은 추상화된 현대, 그 몰락을 사유하는 한 인간의 서사시적 행보

  • ★ <르몽드> 선정 ‘20세기 책 100선’
  • ★ 독문학 전문가 선정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작품 개요

일차대전 발발 1년 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배경으로 한 『특성 없는 남자』는 세기 전환기에 새로운 세계를 염원하는 이들의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로베르트 무질의 역작으로, 기계화된 합리적 이성이 개별 인간을 소외시키는 새 시대 속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가는 사유의 모험을 그립니다. 또한, 자연과학자의 분석적인 시각으로 파편화된 인간의 실존을 문제 삼는 문학적 사고 실험입니다. 오늘날 이 작품은 『율리시스』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함께 모더니즘 문학의 3대 정전으로 손꼽히며, 쿤데라, 바흐만, 쿳시 등의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무질은 20여 년 동안 이 미완의 작품을 집필하였고, 방대한 분량이 특징입니다. 이번 번역에서는 유고의 내용을 제외하고, 생전에 작가의 손을 거쳐 출간된 3부 38장을 완역했습니다. 세심하고 유려한 번역과 상세한 해설 덕분에 독자들은 작품 속 풍성한 사유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정신적 극복’을 꿈꾼 미완의 기획

1999년, 독일에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어 소설을 묻는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을 제치고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가 첫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평가에 걸맞게 무질은 오늘날 더욱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전집이 새로 발간되어 독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작가로서 생전에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무질은 이제 그의 작품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특성 없는 남자』는 전통적인 가치가 붕괴하고 새로운 ‘현대’가 도래한 20세기 초 유럽을 배경으로 합니다. 실증주의 학문이 발달함에 따라 개인은 분해 가능한 요소의 합으로 환원되고, 중요한 일도 더 이상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작가는 현대인의 실존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20여 년 동안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했습니다. 그러나 나치 집권과 이차대전이 작가의 삶과 작품의 운명을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1942년 무질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면서 『특성 없는 남자』는 1만 1천여 장에 달하는 유고로 남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메시지

“이 책은 풍자가 아니라 확실한 공식이다. 고백이 아니라 풍자다. 심리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사상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쉬운 책도 어려운 책도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_로베르트 무질

무질은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폐기하지 않고 하나의 가능성으로 간직했습니다. 비록 완성된 결말은 존재하지 않지만, 방대한 기록을 통해 그의 방향성과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1926년, 그는 “내가 표현하는 대항적 흐름, 세력 그리고 운동의 모든 총합이 바로 전쟁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특성 없는 남자』는 기계 이성이 최고조로 발현된 시대에 전쟁을 예고하는 역사적 궤적이 담긴 이야기로도 읽힙니다.

사유하는 주인공, 에세이즘의 탄생

주인공 울리히는 성이 없이 이름만으로 불리는 '특성 없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개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닌, 식별 가능한 특성이 없어 유형화할 수 없는 인간을 뜻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울리히는 모든 능력을 갖춘 동시에 확정되지 않은 존재로, 수학적 사고에 매혹을 느끼며 자기 삶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인 아버지의 걱정으로 애국대운동에 관여하게 됩니다. 이 운동은 소설에서 유일한 줄거리를 구성하는 사건이며, 제국의 평화와 영광을 기리려는 ‘평행운동’으로 불립니다.

『특성 없는 남자』는 전통적인 소설 구조를 따르지 않으며, 사건보다 주인공 울리히와 주변 인물들의 내적 사유가 핵심입니다. 무질은 장면 단위로 소제목을 달고, 뛰어넘고 읽어도 되는 장을 구분하는 등 새로운 글쓰기 전략을 취해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제공합니다. 이로써 에세이적 성격이 강조되며, 개별적 가치와 총체성을 모두 담아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납니다.

작가 양력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은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특성 없는 남자』는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현대인의 실존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무질은 평생에 걸쳐 문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구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로베르트 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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