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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 지고 말 것을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단편선

by 사서J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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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상실과 고독이 빚어낸 허무의 아름다움, 단편선을 소개합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문학은 상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상실은 주로 죽음을 통해 표현되지만, 보다 광범위하게는 영원할 수 없는 존재로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그의 문학은 필멸하는 것에 대한 깊은 연민과 애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는 항상 이별과 함께한 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1899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가와바타는 두 살 때 아버지를 결핵으로 잃고, 그 이듬해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 후 누나 요시코와 함께 조부모에게 맡겨지게 되는데, 소학교에 입학한 해에 할머니를, 4학년이 되었을 때에는 누나를 잃게 되며 중학교 3학년 시절에는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납니다. 어린 시절에 혈육을 모두 잃고 타인의 도움에 의지해야 했던 기억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가와바타는 카페에서 일하는 이토 하쓰요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자 뮤즈로, 그의 첫 소설인 「지요」의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쓰요는 가와바타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가 한 달 후에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합니다. 이어서 가족의 죽음, 갑작스러운 실연, 중일전쟁과 2차 세계대전 동안의 친구들의 죽음 등과 같은 상실의 경험들은 가와바타 문학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게 됩니다.

가와바타가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던 시기는 문학이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던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상실과 고독을 묘사하고 허무한 감정을 정제하는 예술로서의 문학을 추구했습니다. 그는 종종 자신을 '게으름뱅이'라고 칭하며 자기 문학을 '게으른 자의 문학'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게으름'은 오히려 일본의 적막하고 애절한 정서를 극대화한 것입니다. 고통스럽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잔잔한 아름다움을 놓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은 현실을 외면하는 도피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감정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또 다른 싸움입니다. 이런 가와바타의 문학적 아름다움은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는 1968년에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진정한 문학을 보여주는 7편의 특별한 단편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주로 『설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문학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단편 소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평생 동안 약 200편의 단편을 썼으며, 글쓰기 시작 이후 단편을 발표하지 않은 해가 거의 없을 정도로, 그의 작가 생활에서 단편소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허무와 고독으로 가득한 세계와 서정적이고 고요한 문체는 그의 단편들과 함께 형성된 것입니다.

『지고 말 것을』에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초기 주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푸른 바다 검은 바다」, 「봄날의 경치」, 「수정환상」, 「서정가」, 「그것을 본 사람들」, 「금수」, 「지고 말 것을」의 7편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4편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서정가」는 가와바타의 문장 특유의 가련한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화자인 '나'는 너무나 사랑했던 남자와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그는 '나'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합니다. 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후, 그녀는 변하지 않은 사랑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 미시마 유키오를 비롯한 여러 문학가들이 아끼던 단편으로, 처연한 사랑의 이야기가 국내에서도 여러 번 소개된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과 죽음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풀어낸 「푸른 바다 검은 바다」는 동반자살에 실패한 화자가 다시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사랑하는 여성과의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과 그녀의 체온, 목소리 덕분에 다시 살아나온 이야기 등이 고요하게 이어집니다.

가와바타의 아름다운 문장은 때때로 연민을 한 겹 벗겨내고 잔혹한 세상을 냉정하게 비추기도 합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소설입니다. 시체를 발견한 통신병, 조사를 받은 옷가게 주인, 시체를 버리는 장면을 목격한 소녀,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 등, 한 사람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의 삶은 무관심하게 계속 이어집니다. 가와바타의 대표 단편 중 하나인 「금수」는 그가 상실에 강하게 맞선 작품입니다. 화자인 '나'는 사람을 싫어해 동물들과만 지내지만, 동물의 죽음에는 냉담합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특별했던 지카코의 변화는 그에게 큰 고통을 안깁니다. 가와바타는 자신의 첫사랑 하쓰요를 영원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겼지만, 현실에서 그녀와 재회한 것은 다시 한번 상처를 주었습니다. 「금수」가 그가 쓴 소설 중 가장 싫어하는 작품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이러한 사연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책에는 일본 모더니즘 문학을 이끈 신감각파의 대표 작가로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정환상」은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독백이 특징인 작품입니다. 연상에 연상이 이어지는 부인의 독백은 부부의 불임, 개의 교배, 수술 도구 등 다소 그로테스크한 소재들을 통해 펼쳐집니다. 「봄날의 경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회화 제작 소설'로 불립니다. 가와바타는 여러 작품에서 자연을 이야기 속에 녹여 계절감을 아름답게 묘사하곤 했는데, 이 단편 역시 화가인 주인공이 그리는 그림을 통해 봄의 정취를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표제작인 「지고 말 것을」은 그 당시 문단에서 보기 힘든 형태의 소설로,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소송 기록과 관련 자료를 활용하여 '사실'과 '허구'가 맞물린 이야기를 창조해 냈습니다. 감정을 배제한 법적 기록물 속에서, 살인 사건을 기반으로 생명의 힘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에서 가와바타의 문학적 힘이 느껴집니다.

작가의 양력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189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가족을 잃고, 이후 그의 문학 세계는 상실과 고독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이토 하쓰요를 첫사랑으로 두었으며, 그의 문학적 여정은 가족의 죽음과 개인적 비극을 반영합니다. 그는 단편 소설을 통해 그의 문학적 정체성을 확립하였고, 1968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일본 문학을 넘어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972년 4월 16일 (향년 72세)로 사망하였습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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