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라는 위대한 젖줄에 대한 강렬한 사랑과 속박의 대서사
“땅은 기쁨이요, 삶의 유일한 근원이었다.”
작품 개요
루공마카르총서는 작가로 갓 데뷔한 젊은 졸라가 19세기 프랑스 제2제정기 인간과 사회를 총체적으로 그린다는 구상 아래, 1870년 『루공가의 탄생』에서 1893년 『의사 파스칼』까지 22년에 걸쳐 20권으로 완성한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프랑스 문화와 풍속을 담은 사료와도 같은 문학적 성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중 국내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대지』는 1887년 출간 당시 존속살해, 근친상간, 가족 학대 등 금기와 폭력이 난무하는데다 죽음, 살인, 출산 장면 등의 묘사로 사회에 대단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소설의 배경과 주요 인물
소설의 무대는 프랑스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보스평야의 로뉴 마을입니다. 이탈리아전쟁에 참가한 뒤 제대하고 이 마을로 흘러들어온 장 마카르는 한 농장에서 일하며 리즈와 프랑수아즈 자매와 가까워집니다. 자매의 백부인 푸앙은 나이가 들어 농사가 힘에 부치자, 오랜 세월 일구고 지켜온 땅을 세 아들딸에게 상속합니다. 그러나 차남 뷔토는 자기 몫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상속을 거부합니다. 이 순간, 양육자이자 어머니라는 땅의 신화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탈신성화되면서 땅은 소유의 대상이자 부의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주요 줄거리
리즈는 뷔토의 아이를 임신하고 혼자 아이를 낳습니다. 아버지가 급사하자 곤궁에 처한 리즈는 장과의 결혼을 꿈꾸지만, 뷔토에게 미련이 남아 그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이후 로뉴 마을을 통과하는 간선도로가 건설되면서 자매의 땅의 가격이 치솟자, 뷔토는 자신의 상속분을 받아들이고 자매의 땅까지 차지할 속셈으로 리즈와 정식으로 혼인합니다.
이후 땅과 돈에 얽힌 가족의 갈등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푸앙 노인은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합니다. 장은 결국 리즈의 동생 프랑수아즈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뷔토 부부의 탐욕과 간섭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푸앙 노인이 쓰러지고, 프랑수아즈는 가족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비극은 장에게도 큰 상처를 남기고, 그는 결국 땅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전쟁터로 다시 떠나게 됩니다.
주인공의 결말과 교훈
주인공 장은 소설의 첫머리에서 파종하는 인물로 그려지다가, 마지막에는 아내 프랑수아를 잃고, 그가 사랑했던 땅마저 잃은 채 다시 전쟁터로 향하는 모습으로 변모합니다. 이는 그가 땅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가져온 비극을 체험하게 되었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졸라는 이러한 결말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땅에 대한 집착이 결국 자신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작가의 양력
에밀 졸라(Émile Zola, 1840-1902)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졸라는 농촌과 도시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테레즈 라캉』, 『나나』, 『현대의 대지』 등이 있으며, 그는 1902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졸라는 생전에 여러 차례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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