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공포와 불안에 맞선 신비로운 시적 언어, 소설을 넘어선 압도적인 언어 예술, 헤르타 뮐러의 작품은 “너는 돌아올 거야”라는 강렬한 메시지로 시작됩니다. 이 문장은 심장삽의 공범이 되었고, 배고픈 천사의 적수가 되었습니다. 돌아왔기에 나는 이제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비극과 시의 만남
“상황은 처참했다. 문자는 아름다웠다.”라는 헤르타 뮐러의 말처럼, 그녀는 비극을 시의 옷으로 입혀 표현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주인공 레오폴트는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로 떠나던 날 “너는 돌아올 거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말은 2006년에 세상을 떠난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가 수용소로 떠나던 날 들었던 마지막 말이기도 합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은 루마니아에 살던 독일계 소수민을 강제로 징집했습니다. 히틀러의 동족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간 이들은 돌아온 후에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헤르타 뮐러는 이러한 침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끼며, 숨겨진 말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8월 17일, 자신의 생일에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다룬 소설 『숨그네』를 발표합니다.
『숨그네』 줄거리
『숨그네』는 열일곱 소년 레오폴트 아우베르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용소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노동수용소에서 보내는 5년 동안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되지 않는 고통스러운 일상과 끝없는 고독 속에서 흔들립니다. 그들의 삶은 굶주림으로 가득 차 있으며,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들이 겪었던 공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수용소의 기억은 그들의 마음 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습니다. 『숨그네』는 이러한 ‘생존자’에게 남겨진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드러냅니다.
언어의 힘과 새로운 조어
헤르타 뮐러는 수용소의 참상을 단순한 기록문학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기존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공간을 묘사하기 위해 새로운 조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숨그네’, ‘배고픈 천사’, ‘양철키스’, ‘심장삽’, ‘볼빵’과 같은 단어들은 두 단어가 합쳐져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숨그네’라는 제목은 인간의 ‘숨’이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들며 ‘그네’처럼 가쁘게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작가는 주인공의 운명을 아름답게 시화하며, 상상으로는 그려낼 수 없는 수용소의 현실과 그 원초적인 고통을 언어의 아름다움으로 전달합니다.
결론과 교훈
소설의 결말에서 레오폴트는 수용소에서의 끔찍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잃지 않고, 그 아픔을 극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음을 깨닫고, 그 상처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러한 결단은 고통과 상처가 있더라도 삶을 계속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헤르타 뮐러의 작품은 언어의 힘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작가 헤르타 뮐러
헤르타 뮐러는 1953년 6월 17일에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주요 작품으로는 『숨그네』, 『이제는 가야 할 시간』, 『여름과 겨울의 사이』 등이 있으며, 2009년에는 “응축된 시와 진솔한 산문으로 박탈당한 삶의 풍경을 그려냈다”는 평가와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도 생존하고 있으며, 그녀의 나이는 70세입니다.
댓글